부자들 변칙 세금회피 어려워진다 올해부터 개인의 모든 금융소득이 국세청에 자동 보고된다. 세법 개정에 따라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고객과 주주에게 지급하는 이자와 배당소득, 보험차익 등을 모두 보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사실상 고소득 전문직과 자영업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이들의 금융소득을 파악하면 자연스럽게 실제 소득도 추정할 수 있어 소득 탈루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세당국이 모든 금융소득을 파악하면 앞으로 비과세 금융상품을 이용한 편법상속이나 변칙적인 세금 회피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 국세청에 새로 보고되는 금융소득은.. 이번 세법 개정으로 국세청에 새로 보고되는 금융소득은 비과세· 분리과세 예금, 10년이상 장기보험 또는 연금, 3억원이하 배당소득 등이다. 비과세는 말그대로 이자소득 등에 대해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것이고, 분리과세는 특정한 소득을 종합소득에 합산하지 않고 분리해 세금을 매기는 것이다. 구체적인 금융상품을 보면 장기주택마련저축과 연금저축(10년이상), 농어가목돈마련저축, 생계형 저축, 장기저축성보험(10년이상), 장기주식형저축, 조합출자금, 선박펀드 등이 비과세 상품이다. 또한 배당소득은 5천만원 이하면 비과세되고 5천만원~3억원이면 분리과세된다. 비과세 또는 분리과세는 정책적 판단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과세당국은 그동안 이와 관련된 소득 자료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금융소득 자료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소득 인프라를 구축하기 힘들다고 판단, 이번에 소득세법을 개정하게 된 것이다. ◆ 고소득자 편법상속·변칙세금회피 막는다이번 세법 개정은 ''금융상품을 이용한 고소득자의 편법상속과 변칙 세금회피를 막겠다''는 과세당국의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근로자들의 경우 비과세 또는 분리과세되는 금융소득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연말 정산에서 세제혜택을 보기 위해 자발적으로 신고한다. 예컨대 장기주택마련저축의 경우 저축한도가 분기당 300만원으로 제한돼 있다. 반면 상당수의 고소득 자영업자들은 비과세 또는 분리과세되는 상품을 변칙적인 세금 회피 방법으로 이용해왔다. 그동안 비과세· 분리과세 금융소득이 국세청에 신고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던 것. 가장 대표적인 상품이 10년이상 장기보험이다. 실제로 일부 보험설계사들은 부자들에게 "장기보험의 차익은 비과세되는데다 국세청에 보고되지 않는다"며 상품 가입을 권하기도 했다. ''아들 명의로 수억원의 장기보험을 들면 세금을 내지 않고 증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이다. 또한 장기보험 가입자중에는 자식 명의로 한달에 수백만원씩 적립하는 부모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비과세 금융소득이 모두 노출됨에 따라 앞으로 금융상품을 이용한 편법.변칙 세금 회피 행위는 발을 붙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작년말 ''고소득·전문직 자영사업자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절세를 명분으로 변칙적인 세금 회피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금융기관의 프라이빗뱅킹(PB) 센터와 세무사, 회계사, 변호사 등의 세무대리인도 검찰 고발 등 초강수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번 조치는 전문직 고소득자 등의 세금 탈루를 파악하는데도 상당부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영업자들이 제출하는 종업원 급여 등 지급조서와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받는 이들의 금융소득 자료를 비교.분석하면 세금 탈루 여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가 변호사와 세무사, 회계사 등 전문직 사업자에게 수입자료 제출을 강제할 방침이어서 이 방안까지 시행되면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은 상당부분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이 사업상 경비와 수입자료 등을 속일 경우 이를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모든 자영업자들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지급조서와 금융소득, 수입자료 등을 시스템화해서 세금탈루를 적발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